출근길에 이건 정말 토론토가 어떤 도시인지 말해주기에 딱 좋다 싶은 풍경을 보고 언제 사진을 찍어 블로그에 올려야지 했었다. 토론토는 디자이너들의 시각으로 볼 때 정신없고 산만하다 VS 그게 토론토의 개성이다로 나뉜다. 사실 내 의견으로는 토론토는 도시 계획이 그리 잘 된 곳은 아니다. 오래 된 도로 시스템은 망가질 대로 망가졌고 차들이 너무 많은데 거기에 전차까지 다녀서 운전하기가 참 힘들기도 하다. 게다가 토론토 사람들은 횡단 보도에서 길을 건너기 보다는 그냥 맘 내키는 대로 아무데서나 길을 건너서 집중해서 운전하지 않으면 위험하다. 사람 치면 무조건 차 잘못이니까.
하지만 토론토를 이면저면 살펴보면 그런 산만함이 나름대로 매력으로 다가온다. 역사가 오래된 낮은 건물들과 모더니즘을 실현한 고층 빌딩들이 전혀 질서없이 섞여있는 것이 처음에는 너무 안어울리게 느껴지다가 자꾸 보니 도시 하나에 이렇게 수많은 시간차가 공존하는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달까?
서울만 해도 새것들 투성이라 오래된 벽돌 건물, 허름한 시멘트 별들은 거의 사라지고 궁들처럼 아주 역사적인 건물이 따로 한자리를 차지하거나 인사동 처럼 한 거리를 형성하고 있다. 그나마 인사동도 건물들을 다 새로 짓고 꾸며서 더이상 옛맛이 느껴지지 않지만. 이건 따로 주제를 잡아 나중에 얘기하도록 하고.
지난 화요일, 점심 시간에 날씨가 너무 좋길래 나가서 걸을 겸 내가 찍고 싶던 풍경을 찍을 좋은 기회다 싶어서 발걸음도 가볍게 King & Jarvis 거리의 교차점을 향해 걸었다. 드디어 도착.
카메라를 안가져와서 셀폰으로 찍은 사진들.
오래된 건물들 중에 가장 수가 많은 것이 교회가 아닐까. 교회 뒤쪽으로 보이는 네모난 고층 건물들, 주변의 작은 공원, 토론토는 이렇게 섞여있다. 분명 계획한 것은 아닌데 역사와 자연과 신 문명이 적당히 섞여있는 거다.
도시 계획이 가장 완벽하다고 손꼽히는 시카고. 이름난 건축가의 건물들이 즐비하고, 질서가 잡힌 것이 흠잡을 데가 없이 좋아보인다. 어디든 깨끗하고 도로 상태도 좋고......
근데 난 점점 시장 바닥이 그리워진다. 좀 더럽고 질서는 없어도 참 인간적이지 않나. 겉으로 포장되지 않아서 그냥 드러나는 속내가, 그 시끌벅적함이 사람 사는 것 같아 좋지 않나.
에누리가 없고 덤이 없는 깨끗하고 넓은 수퍼 마켓 보다는 좀 지저분 하고 복작거려도 정이 오가는 시장의 느낌이 토론토에서 난다.
한국에서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는, 낡고, 작고, 허름하고, 무질서하고, 특징 없어 보이는 것들......
내가 안타까워하는 것들이 여기서 조금 다른 느낌으로 자리잡고 있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