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인걸까?


전에 노화의 증상들에 대해 포스팅을 하면서 생리 주기가 길어졌다고 했었죠.
저번 생리가 끝난 후 일주일 뒤, 분명 생리가 아닌데 10일 이상 피가 비치는 증상이 있었습니다. 19살에적은 양의 피가 20일 이상 비쳐서 엄마랑 산부인과에 갔던 적이 있었는데 초음파 결과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었죠. 그럴 수도 있다는 의사의 설명도 들었구요.
그 이후로는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뭐야? 생리 또 하나?'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피의 양이 너무 적더군요. 한국이었으면 병원에 바로 가서 검사를 받았을 텐데 여긴 그런 절차가 좀 복잡해서 퇴근 시간과 패밀리 닥터의 근무 시간이 안맞다 보니 미루게 됐고, 피는 멈췄고, 생리도 멀쩡히 해서 그냥 스트레스 때문이었나 보다 하고 넘어갔어요.

근데 생리가 끝나고 4일쯤 뒤 부터 또 피가 비치는 거에요. 데일리 패드 하나가 충분할 정도의 양이고 별 다른 이상 징후가 없었지만 두 달 째 반복되는 이 증상이 너무 찝찝하고 Pap-smear (자궁 경부암 검사)한지도 일년이 넘고 해서 예약을 해야겠다 생각을 했죠. 한국 의료 시스템은 일단 병원에 가면 이런저런 검사들이 빨리빨리 되고 결과도 바로 알 수 있지만 여긴 모든 게 오래 걸립니다. 일단 패밀리 닥터한테 펩스미어 예약을 해야되고(대부분 몇 주일씩 기다리는 건 기본이죠) 가면 매우 구식으로, 옷 갈아입고 누워서 의사가 일회용 플라스틱 기구로 질을 열고 자궁 경부를 면봉으로 긁어서 샘플링을 한 후 랩으로 보내서 HPV와 자궁 경부암 여부를 테스트 한 다음 이상이 있을 경우에만 전화 연락을 하는 식입니다. 
섹스를 하는 성인은 누구나 일 년에 한 번씩 검사를 하는 것이 권장 사항인데 제가 아는 대부분의 여자들은 꼬박꼬박 테스트를 해요. 저는 패밀리 닥터 생기고 처음 했으니 늦은 셈이죠.
일년 좀 전에 했던 검사에서는 이상이 없었구요.

근데 어제 올렸던 글에서 처럼 제가 삼겹살 잘못 먹고 완전 아팠거든요. 하도 체하는 일이 드물다 보니 배가 아프고 구역질이 나서 끙끙거리다가 밤쯤 되어서야 '체한 걸까?'란 의문이 들어 정로환을 먹었더니 어째 위는 좀 괜찮아졌는데 장이 아픈거에요. 근데 화장실가고 싶은 그런 통증도 아니고 뱃속이 무겁고 돌이 하나 들어있는 느낌? 문제는 이 통증이 글 쓰고 있는 지금까지도 없어지지 않는다는 거죠.

원래 잘 아프지 않은 몸이라 통증이 하루를 넘어가니까 너무 신경이 쓰이고 피는 계속 비치고.
인터넷을 뒤지다 자궁 경부암에 대한 자료를 찾았는데 증상이 완전 제 증상과 일치하는.........초기엔 증상이 없다가 피가 비칠 정도면 벌써 진행이 된 상태라고. 젊은 나이엔 암의 진행이 빠르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고.
펩스미어를 금요일로 예약을 했는데 걱정이 되고 통증도 있어서 회사 가도 일에 집중을 못할 것 같아요. 내일 전화해서 더 일찍 가능한지 물어보려구요.

첨에 아무 일도 아닐거라고 걱정하지 말라던 남자 친구는 제가 심각하게 얘기를 하고 인터넷을 뒤적뒤적 하더니 심란해졌습니다. 
"나 평생 소원이 디자이너였는데 일 시작하자 마자 죽는 거야?" "나 죽으면 파일럿하고 페퍼 해미 잘 돌봐줘." 이렇게 말하니 전 벌써 눈물을 줄줄 흘리고 있더군요. 
근데 눈을 들어 남자 친구를 보니 글쎄 눈물을 흘리고 있는 거에요. 참나,동물 학대 프로그램 아니면 절대 안우는 사람인데....웃기게도 앞에서 우니까 저는 더 울게 되더군요. 별별 생각이 다 나고 슬픈 멘트는 계속 쏟아지고 우리는 계속 울고. 오늘 그랬어요. 둘이서.

지금 남자 친구는 5분에 한 번씩 저한테 와서 "암 아니야.""안죽어.""죽지마.""나 슬프게 만들지 마." 이러고 있네요. 

뭐 슬퍼한다고 달라지는 것도 없고 검사 결과 나와 봐야 아는 거겠지만 좀 무섭고 불안해요.



 

by canada02 | 2008/11/24 12:21 | 02의 생각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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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수려 at 2008/11/24 12:30
헙 아무일도 없을거에요! 좋은 결과 나오길, 그리고 얼른 나아지시길 바래요!
Commented by 도연 at 2008/11/24 12:38
예전의 경우처럼 아무것도 아닐거에요. 힘내세요.
Commented by sunyoungc at 2008/11/24 14:09
윗분들 말씀처럼 아무일 아닌걸꺼에요, 기운 내세요!
Commented by xmaskid at 2008/11/24 14:25
검사하시고 결과 나올때까지는 너무 염려말고 지내시길...
Commented by 치아쿠 at 2008/11/24 17:51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그렇게 안되는거야!! =ㅁ= 힘내!!
Commented by 정해민 at 2008/11/24 21:27
아무 일 없을 거여요. 힘내시길!
Commented by 유클리드시아 at 2008/11/24 21:56
아무일 없을거에요! 힘내요!
Commented by gaea at 2008/11/25 01:36
헛; 저도 일주일전에 그 검사했는데 (생전처음으로;)
오보이길 바래요.
Commented by lumiere at 2008/11/25 10:43
저도 예전에 이상하게 격한 통증이 한달동안 지속된 적이 있어서 인터넷에 찾아봤더니 제가 염려했던 병의 증상과 너무 똑같은 거예요. 별일이야 없겠지만 혹시나 싶어 검사해봤는데 검사하기전 '혹시 나 죽을병 걸린거 아닐까..' 하는 의구심에 심난했었더랬죠.
결과는 아무 이상없고 한의원 갔더니 장하고 폐가 안좋다고 하더라구요. 소화기관도 약하고..
장이 안 좋으면 몸이 전반적으로 나빠진대요. 02님도 어쩌면 장이 나빠져서 그런걸수도 있을것 같아요. 더구나 음식 잘 못 먹은적도 있으니 그 탓이지 않을까 싶어요.
병명을 부르면 그 병이 찾아온다고 하니 너무 염려하지 마세요. 아무일 없길 바라겠습니다.
Commented by 양파 at 2008/11/26 22:58
에구...원래 인터넷으로 증상 찾아보고 그러면 오만가지 병이 다 내 증상같고 그래요.
저도 조금만 아프면 막 인터넷 검색해보고 그랬는데 그러면 불안감만 더 커지고,
안좋더라고요. 그래서 요새는 아파도 그냥 별 거 아니다 하고 넘어가요.
02님도 분명 별일 아닐 겁니다. 저는 그런 식의 부정출혈이 잦은 편인데
매번 검사받으면 아무 이상없다고 하더라구요. 별의별 피검사까지 다해봤는데요.
제 경우는 스트레스성이었어요. 그러니까 너무 염려마세요.
Commented by 김승희 at 2008/11/29 07:13
제 생각에도 직장 다니면서 알게 모르게 쌓인 스트레스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별 일 아닐꺼예요.. 넘 걱정하지 마시고 검사 받아 보세요.

제가 얼마전에 여기서 비슷한 경험을 했는데,,
전 가슴쪽과 위(원래 좋질 않아서)에 이상한 증상이 있어서 한동안 우울했었어요.
여기도 병원 가는것도 만만치 않은데다 시스템 별로인데다 돈만 많이 들고,,, 몇주 그러다 괜찮아졌는데,,, 원래는 그래서 이번 겨울에도 한국 들어가서 검진을 받아봐야 하는거 아닌가 했었어요. 아프지 마세요....
Commented at 2009/06/08 18:5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canada02 at 2009/06/09 02:41
사랑받는 부인님께서 좋으시겠어요. ^^
캐나다에 나이 제한이 있는 건 아니구요. (제 친구도 26세 이후에 주사 맞았거든요) 처음에 나왔을 때 26세 이상의 여성에게는 효과가 미미다고 했었죠. 나이가 높을 수록 이미 HPV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확률이 높고 이 백신은 HPV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지 자궁 경부암에 대한 백신은 아니니까 주사를 맞아도 암에 걸릴 확률은 여전히 존재하죠.
제가 한 6개월 전에 라디오에서 들은 내용은 할머니가 맞아도 HPV바이러스에 대한 효과가 있다는 거였는데 의사들 사이에도 의견이 나뉘는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혈견화 at 2009/06/09 03:17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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