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적응중


난 원래 시차 적응이 필요없는 사람이다. 지금까지 어디 가서 하루 이상 시차라는 걸 느껴본 적이 없는데...

근데 이제 늙었나보다. 한국에 도착한 날은 저녁도 먹지 않고 바로 침대 위에서 돌이 되어 새벽 2시 반에 깨어나 말똥말똥한 정신에 혼자 밖에 나가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다 길냥이를 만나 놀지를 않나...

시차라는게 내가 살던 곳의 밤 시간에 졸렵고 낮 시간에 말똥한게 아니라 시도때도 없이 피곤하고 몽롱하다는 걸 이번 여행으로 알았다. 

문제는 돌아오자 마자 출근한지 3일째 되는데도 12시만 넘어가면 머리가 회전을 멈춘다는 것. 토론토와 시차가 3시간 밖에 안나는 벤쿠버에서 3일을 있다가 왔는데도 별 효과가 없다.

어제는 커피를 안마셨더니 집에 오는 길에 무섭도록 졸렸다. 한 번은 잠깐 눈이 감겼는데 눈을 떠보니 엑셀레이터를 밟은 다리에 힘이 빠져서 차 속도가 점점 느려지는 바람에 앞차와의 간격이 한참 벌어져있더라. 고속도로에서 130km로 달리다 이러면 무서운데.

휴가는 쉬는 거다! 라는 누구의 말과는 달리 난 거의 매일을 새벽 세,네시까지 놀았고 잠은 5시간 이상 잔 적이 없다. 그렇게 놀다 왔으니 집과 회사만이 생활의 전부인 일상이 적응이 안될만도 하지. 그럼그럼.

아직  다 풀지도 못한 가방들이 널부러진 거실을 보면 이거 어째야 하나...앞이 깜깜하다. 아무래도 주말이나 되어야 몸도 마음도 집도 정리가 될 듯.

by canada02 | 2009/05/28 02:52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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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lumiere at 2009/05/28 09:05
무사히 귀환하셨군요.
여행 일정이 오래되면 될수록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시간도 길어지는 것 같아요.
매일같이 새벽 세,네시까지 놀았으면 피곤할만도 하겠는걸요 ^^
시차 적응도 그렇고 예전의 리듬을 다시 찾으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군요.
저역시 휴가기간에는 편히 쉬기보다 뭔가 열심히 돌아다니며 노는게 더 좋더라구요.
그래서 여행지도 휴양지같은 곳보다는 낯선 도시쪽을 좋아하는 편이예요.
쉬엄쉬엄 하세요.
Commented by 치아쿠 at 2009/05/28 09:58
이런, 나는 아직 심각한 시차는 느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ㅁ' 일단 푹 쉬는게 순서일것 같네.
Commented by canada02 at 2009/05/28 23:19
루미에르님, 왤케 적응이 안될까 짜증내다가 무사히 돌아온 걸 감사하는 부모님 마음을 잠시 생각해 보고는 저도 감사하려고 노력중이에요. 찍었던 사진들을 정리해서 올리고 싶은데 짐 정리도 안끝났으니... 이번 주말을 벼르고 있습니다. ^^

치아쿠, 꽃 이름 아빠한테 물어봤어? 네잎짜리 꽃은 돌연변이었던 것인지 궁금하다.
어제 퇴근하자 마자 저녁도 안먹고 새벽 5시까지 잤더니 이제는 안피곤해.

너를 아는 사람들에게 내가 너랑 술을 마셨다고 하니까 다들 세월을 느끼시더라. ㅋㅋ
근데 너랑 마신 사케가 정말 최고로 깨끗한 술이었어. 냠냠.


Commented by 김승희 at 2009/06/01 01:23
잘 돌아가셨군요... 벤쿠버도 들렸다 가셨나봐요...

주말에 좀 푹 쉬시면 괜찮아지시지 않을까 싶네요.

전 6월 18일에 한국 들어가요. ^^
Commented by canada02 at 2009/06/03 03:10
한국에서 보내는 시간이 짧아지는 게 싫어서 처음엔 꺼려했는데 벤쿠버에서 옛 친구들을 만나 밤새 수다떨고, 제가 사랑하던 골짜기에 가서 얼음처럼 차갑고 투명한 물에 버적대고 돌아다니고, 새로 지은 남자 친구 부모님 집도 보고 그저 휴가가 너무 짧았을 뿐인거죠.

휴가가서 보는 곳들은 어쩜 그렇게 아름답고 매력적일까요? 자주 볼 수 없으니까 눈에, 마음에, 사진에 많이 담아왔는데도 모자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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